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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와 기억, 그리고 해마

한다우리 2017. 11. 15. 17:59

영화 '내가 죽기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에서 주인공은 부고기사를 의뢰하고 작성해나가는 과정에서 인생의 참 친구와 참 인사를 나누게 되고, 잔잔한 마감을 맞게 된다. 그만큼 우리는 누군가와 이별, 사별을 할때 가장 많이 쓰는 말이 '기억' 이란 단어가 아닐까 한다. 

'기록할 (記)' + 생각할 억(憶)' 뜻으로 구성되어 있는 '기억'은 영어에서는 'Memory' 'Mind' 'Remember' 란 단어들로 표현되어지듯이 기록할것에 대한 과거-현재-미래로 구성된 시공간과 함께 마음과도 연관되어있다. 그렇다면 기억의 근원지는 어디이고 어느곳에 저장되며 어디에서 잃어버리는것인지 좀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뇌 기억의 시작과 저장소 '해마'

 

 

<단기기억 상실증 환자의 뇌, 구멍난 해마의 사진>

 

헤르페스 뇌염 바이러스로 인해 어느날 갑자기 심한 고열을 앓고 난 후 단기기억 상실증이 되어 발병 이후부터 새로운 상황들을 저장할수가 없고, 지침 기억 포스트잇을 통해 생활이 가능해진 환자들!

세포아래 숨어있던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약해진 틈을 타 해마 부위의 신경세포를 공격하게 되고, 위 사진에서 보듯이 뇌 MRI 결과 단기 기억을 만드는 해마 부위에 커다란 구멍이 나있고 크기가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발병이 된 이후로는 발병전 장기 기억에는 문제가 없으나 새로 습득하거나 새로 만나는 사람들을 기억할 수 없게 된다. 손상된 해마를 복구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은 아직까지 현대 의학으로는 없다.

 

뇌 전체를 작동하기 위해서는 해마의 역할이 중요하다. 모든 기억 작업이 해마 부위가 작동 되고 뉴런(축삭돌기-시냅스-수상돌기)이 작동해야만 시작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뇌 기억의 첫 단추 출발점인 것이다. 인간의 뇌가 1300그램 정도로 체중의 2퍼센트에 불과하지만 전체 혈액과 산소의 1/5을 사용하며 해마는 5센티미터 남짓으로 아주 작은 부위이다. 우뇌 좌뇌 사이에 있는 기억과 감정을 다스리는 변연계의 중추 역할을 하는것이 바로 해마인데, 일시적으로 다양한 기억과 자극을 최장 1개월에서 몇개월 정도만 저장한후 그 다음 기억은 측두엽을 포함한 대뇌피질로 옮겨간다.

 

위와 같이 정상적인 뇌 인지 사고 과정에 바이러스 침투 혹은 다양한 이유로 인해 뇌 종양등 뇌 손상이 일어나게 되면 장기기억상실, 단기기억상실, 전향기억상실(과거), 후향기억상실(현재이후일)의 증상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전혀 이해 할 수 없는 형태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수있고, 불가능한 삶의 영역이 돌출되게 된다.  

 

뇌정보 뇌기억의 다양한 생성과 작동법

 

 

외부러부터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들과 자극들 중에서 다 흡수하는것이 아니라, 원하는 정보만을 필터링하여 받아들이기 때문에 기억이 다 다르고 해석도 다른것이다. 즉 나만의 경험과 지식으로 재해석되어 저장되어지는 것이다. 몸의 다양한 감각기관을 통해 강한 자극의 정보를 유입하게 되면, 정보의 수상돌기가 버섯처럼 부풀어 오르고 이 부풀어 오른 과정을 기억이 저장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 망과 같은 개념의 수억만개의 정보전달 매개체인 시냅스의 회로 모양에 따라 인강의 품성과 지능 학습능력이 달라질수있다고 한다. 뇌세포의 수는 갓난아기가 성인보다 많지만 불완전한 시냅스 연결 고리는 성장하면서 생존과 필요에 따라 진화 발전 완성되어진다고 볼 수 있다.

즉 1천억개의 신경세포가 만들어진다 해도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정보를 저장, 재생할수 있다. 각각의 신경 세포는 최대 1만개의 가지를 뻗고, 초당 1800만 개라는 놀라운 속도로 서로 연결된다. 이렇게 연결된 가지 수는 1000조 개에 달한다. 생후 8개월에서 12개월 사이를 아기 뇌의 '황금의 정글' 이라 불리우는데, 시냅스가 다양한 밀도로 들어서고 형성되게 되고 완성되게 된다. 1000조개 이르는 시냅스는 생후 12개월에서 36개월까지는 주요하게 경험한 자극의 남길것은 남기고 뺄것은 빼도록 하루 200억 개씩 가지치기를 한다.

 

공포에 더 활성화되는 편도체, 먹이를 숨겨두는 수천개의 장소를 기억하는 새, 뇌의 기억량이 뇌 크기와 상관없이 뇌의 정보를 관장하고 최종 결정을 내리는 전두엽의 기본적인 각각의 역할들이 있지만, 기억을 지능의 능력이라는 잣대에 올려놓았을때 타고난 뇌로 인하여 결정되어진다는것보다 수년에서 수십년간 학습하고 노력한 기억 암기왕들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형성되어진 뇌는 충분히 그 이상의 결과치를 만들어 낼수있다는 것을 반증해 내는 것이다. 또한 기억은 다 사라지는것이 아니라 기억의 감정은 남는다고 한다. 치매 환자라 하더라도 상대가 누구인지 지금 어떠한 상황인지 생각하고 정리할수없어도 상대방의 대한 친근함, 공포, 낯설음 등 다양한 감정으로 상대를 대하는것을 보면 기억의 잔상인 감정이 어떻게 보면 가장 오래 남는 기억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겠다. 

 

뇌 공부를 하다보면 정말 인체 신비와 몰랐던 사실에 대해 새삼 놀라게 된다. 뇌의 과학적 알고리즘을 이해하는것은 도통 신의 경지에 이르는것으로 빙산의 일부분을 아는것으로 안다고 할수없다. 하지만 우리가 뇌를 공부하고 알다보면 우리가 고민하고 준비해야 할것들에 대한 마음의 자세를 일깨워 준다고 생각한다. 왜 영유아기가 중요한지 어떤 감각으로 저장하고 기억하도록 환경을 만드는것이 중요한지,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어떤 오랜 감정의 기억으로 남았으면 하는지 다양한 생각과 마음을 먹어보게 되는 시간이다.

 

뇌는 알면 알수록 정말 신비하고 감사한 분야 인것 같다.

 

한다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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